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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세계 자살예방의 달', 위기에 빠진 청춘들의 정신건강

9월은 세계 자살예방의 달이다.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e)에 따르면, 매년 적어도 80만 명의 사람들이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40초마다 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의미다. 자살 시도의 경우에도 2020년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만 120만 건이 넘는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oecd 주요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무려 17년 동안 지키고 있다.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위험하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여전히 높은 자살률

oecd의 202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여전히 자살 공화국의 오명을 씻지 못했다.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2011년 때 31.7명인 것과 비교하면, 19% 감소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인 11.3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다른 oecd 주요국의 평균 자살률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월등하게 높다는 사실을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다. 2020년 미국의 평균 자살률은 14.5명이었으며, 일본은 14.9명, 덴마크는 9.5명, 터키는 2.6명이었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낮은 편에 속했기 때문에, 자살 공화국이라는 불명예가 더욱 씁쓸하게 다가온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살이 10~30대 청년들의 주요 사망 원인 1위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보건복지부와 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연령별 자살률은 80대 이상이 62.6명, 70대 38.3명, 60대 30.1명으로, 고령층의 자살률이 30대 27.1명, 20대 21.7명, 10대 6.5명보다 높았다. 하지만 증감률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40대 이상 연령층의 자살률은 감소한 반면, 30대 이하의 자살률은 증가했다. 20대가 12.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그 뒤는 10대(9.4%)가 이었으며, 30대는 0.7%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하는 젊은 세대의 자살률

보건복지부의 설명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소년·청년층 자살률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자살은 전 세계 청년들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미국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독립 연구 센터인 보건계량평가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ihme)가 세계질병부담연구 2019(global burden of disease 2019, gbd)를 인용해 발표한 전 세계 연령별 자살률(suicide rates by age) 보고서를 보면, 선진국들의 15~49세의 10만 명당 자살률은 11.19명으로 연령별 평균 자살률인 9.81명을 넘었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17년에 자살이 미국 청년들의 주요 사망원인 2위로 올라섰으며, 14~19세 청소년의 자살률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56%가량 높아졌다.



사회적인 고립, 외로움이 원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 칼 플레이셔(carl fleisher) 심리학 교수는 청년·청소년층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인 고립이 자살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일반적으로 청소년과 청년 시기는 사회적 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시기다. 때문에 결혼 등을 통해 안정적인 가정을 가진 중장년층에 비해서 사회적 고리가 약하며 끊어지기도 쉽다"라고 말하며, "사회적 고리가 끊어져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은 어린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크게 위협한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청소년층의 자살률 증가가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청년·청소년 세대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 역시 정신건강이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병원을 방문한 청년들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69만 1,164명이었던 20대 우울증 환자의 수가, 2021년에는 93만 3,481명으로 35.1%로 크게 증가했으며, 20대 불안장애 환자 역시 2021년 86만 5,108명을 기록해 2017년 65만 3,694명과 비교해 32.3%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전체 우울증 환자 중 20대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9%로 가장 많았다.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이 큰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늘어나는 청년 1인 가구와 사회적 고립, 그리고 외로움 역시 청년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유발하는 요소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통해 획득하는 관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약한 사회적 고리와 그로 인한 외로움은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2018년 발표된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가 하루 동안 타인과 함께 있는 시간은 1시간 14분에 불과했다. 아울러, 보고서에 참가한 전체 청년 중 63%가 고독감으로 인한 공허함을 자주 느낀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청년들의 우울증과 자살의 원인은 고독감과 외로움 등 정신건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높아지는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